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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hematics

정다면체는 왜 5 개 밖에 없는가?

  사실 정다면체가 5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은 오래 전 부터 알려져 있었다. 무려 4천년 전에 스코트랜드에서 정다면체 5개의 모양으로 깍은 돌들이 발견이 되었지만 실제로 정다면체에 관한 연구를 문헌으로 남긴 이들은 바로 그리스 사람들 이였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Plato) 은 Timaeus 에서 4 가지의 원소(땅, 공기, 물, 불) 과 정십이면체를 제외한 나머지 4 개의 정다면체와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하였다. 정다면체에 대해 최초로 수학적으로 분석한 사람은 유클리드(Euclid) 였다. 유클리드의 저서 '원론(Elements)' 의 마지막 책인 13 권에 정다면체에 자세한 내용이 나타나 있다. 13 권의 명제 13~17 번에서 유클리드는 5가지 정다면체인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의 구조에 대해 설명하며 각 정다면체에 외접하는 구의 반지름과 모서리의 길이의 비를 구했다. 또한 명제 18 번에서는 정다면체가 5 개 밖에 없다는 사실도 증명하였다. 정말로 놀라울 따름이다. ( 이 내용은 여기서 볼 수 있다)

  일단 5 개의 정다면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래 소개해 보도록 한다.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



의외로 정 이십면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상당히 복잡하게 생겼을 줄 알지만, 별로 복잡하지도 않고 오히려 귀여워 보인다.

  그렇다면 왜 정다면체는 5 가지 밖에 없는 것인가? 일단 두 가지 방식의 증명방식이 있는데 먼저 유클리드가 원론에서 소개한 증명 방식을 보여주겠다.
  1. 각 꼭지점에는 최소 3 개의 면이 맞다아야 한다.
  2. 이 때, 어떠한 꼭지점에 대해서도 각 꼭지점에 모인 면들의 각을 더하면 360도 보다 작아야 한다.
  3. 따라서, 정다면체의 모든 면의 모든 각들의 크기는 반드시 360/3 = 120도 보다 작아야 한다. 즉, 정다면체의 면으로 가능한 다각형으로는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오각형이 있을 수 있다.
  4. (1) 각 면의 모양이 정삼각형 이라면 한 꼭지점에 3,4,5 개의 면이 모일 수 있다. 각각의 경우 정사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가 된다.                                                              (2) 각 면의 모양이 정사각형 이라면 한 꼭지점에 최대 3개의 면이 모일 수 있다. 이 경우 정육면체가 된다.                                                                                              (3) 각 면의 모양이 정오각형 이라면, 한 꼭지점에 최대 3 개의 면이 모일 수 있다. 이 경우 정십이면체가 된다.
따라서, 유클리드는 위와 같이 정다면체가 5 가지 밖에 없고 그 5가지가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라는 사실을 보였다.

  세월이 흘러서, 오일러(Euler) 라는 천재 수학자가 나타났는데 그는 도형에 대해 일반적인 성질을 연구하다 다음과 같은 놀라운 수식을 발견하였다. 모든 다면체에 대해 꼭지점의 개수를 v, 모서리의 개수를 e, 면의 개수를 f 라고 한다면
 

가 성립한다. 위의 식은 정다면체에만 해당하는 식이 아니라 모든 다면체 - 즉 우리가 어떠한 형태로든 다면체를 만들 었을 때, 꼭지점의 개수에서 모서리의 개수를 빼고 면의 개수를 합하면 2 가 나온다는 사실이다! 위의 식을 처음 보았을 때 '도대체 이런 것은 어떻게 증명했지?' 라고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 증명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단, 임의의 다면체에서 한 면을 제거하자. 물론 꼭지점이나 모서리는 그대로 놔두고 하나의 면만 제거한 다면체 (이제 더이상 다면체가 아닐 테지만..) 를 생각하자. 그렇다면 이 다면체를 평면위에 펼칠 수 있다. 이 때, 면이 하나 줄었으니 아래와 같이 된다.


  여기서 평면위에 펼친다는 것은 전개도를 그린 다는 것이 아니라 각 점들의 연결상태를 그대로 보존하여 평면위에 펼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육면체의 경우 아래 처럼 평면에 펼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평면위에 펼친 이 도형은 더이상 다면체가 아니라 평면 도형 (이를 그래프, Graph 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 된다. 따라서, 우리가 모든 평면 도형에 대해 v - e + f = 1 을 증명할 수 있다면, 다면체에 대해서 v - e + f = 2 라는 사실이 자동으로 증명 되게 된다.

  우리는 평면 그래프에 대해 v - e + f = 1 임을 보이기 위해 먼저 각 면들을 모두 삼각형으로 쪼개자. 이는, 각 면의 한 꼭지점에서 이웃한 두 꼭지점을 제외한 나머지 꼭지점들을 선분으로 이으면 된다. 이 때, 선분으로 하나를 이을 때 마다 e 와 f 가 동시에 1 씩 늘어나므로 v - e + f 의 값은 여전히 보존된다. 위 작업을 완료한 경우 아래와 같이 된다.


  이제, 다음과 같은 일련의 작업을 통해 v - e + f = 1 임을 보일 수 있다.
  • 오직 한 변이 외부와 맞닿아 있는 삼각형을 제거한다. 이 때, 꼭지점의 개수는 줄어들지 않지만 변의 개수와 면의 개수는 하나 씩 줄어들어 v - e + f  값이 보존된다. 위 평면 그래프에 대해 실행하였다면 아래 그림의 점선과 같은 부분들이 지워진다.
  • 두 변이 외부와 맞닿아 있는 삼각형을 제거한다. 이 때 꼭지점의 개수는 한 개가 줄고 변의 개수는 두 개, 면의 개수는 한 개씩 줄어들어서 마찬가지로 v - e + f 의 값이 보존되게 된다. 위 평면 그래프에 대해 실행하였따면 아래 그림의 점선과 같은 부분들이 지워진다.

결국 위 두 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면 하나의 삼각형만 남게 된다. 이 때 v - e + f 의 값은 계속 보존되어 왔으므로 이 삼각형의 v - e + f 의 값과 원래 평면 그래프의 v - e + f 값이 같을 것이다. 그런데 삼각형의 경우, v = 3 , e = 3, f = 1 이므로 v - e + f = 1 이다. 따라서, 원래 평면 그래프의 경우도 v - e + f = 1 을 만족하게 된다.

따라서,  앞에 설명한 것에 따라 v - e + f = 1 을 보였으므로 다면체에 대해 v - e + f = 2 인 사실은 증명이 된다.

이제, 오일러의 공식을 이용해 정다면체의 개수가 5 개인 사실을 보이자.

일단, 정다면체는 각 꼭지점에서 뻗어 나가는 모서리 수가 동일하므로 이를 m 이라 하면 다음과 같은 식이 성립한다.


왜냐하면 vm 이라는 값이 각 꼭지점에서 뻗어나가는 모서리들의 수를 합한 것인데 한 모서리는 두 개의 꼭지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2 번 중복 세진다. 따라서 2 로 나누어 준 것이다. 또한, 정다면체는 각 면의 다각형이 같으므로 n 각 형이라 하면 비슷한 이유로 아래의 식이 성립한다.


이 때, v - e + f = 2 이므로 위를 대입하면 아래와 같이 된다.


 그런데, 한 꼭지점에서 뻗어 나가는 모서리의 개수가 최소 3 개 이상이고, 각 면을 구성하는 모서리의 개수도 3 개 이상이다. 그런데, m, n 모두 4 이상이라면


로 모순이다. 따라서 m,n 중 적어도 하나는 3 이 된다.

i) m 이 3 인 경우


따라서 n 이 3 , 4, 5 일 때 각각 해보면 e = 3, 12, 30 이므로 정사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가 된다.

ii) n 이 3 일 경우

위와 마찬가지 이유로 m 이 5 이하가 되어 m = 3, 4, 5 인데 m = 3 일 때에는 앞서 i) 에서 고려하였기 때문에 m = 4,5 일 때만 살펴보아도 충분하고 이 때,  각각 정육면체, 정십이면체가 된다.

따라서, 정다면체는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 - 5 개 밖에 없음을 보일 수 있다.

참고 자료
http://en.wikipedia.org/wiki/Platonic_sol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