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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onomy/etc

개기 일식 (Solar Eclipse) 의 놀라운 사실들...


  개기 일식은 여러분도 잘 알다싶이,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다. 사실, 크기가 월등히 큰 태양이 어떻게 달에 가려 질 수 있느냐 라고 물어 볼 수 있겠지만 지구에서 달이 떨어진 평균 거리는 불과 38만 5000 km 이지만,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평균 거리는 무려 1억 5천만 km 로 대략 400배 멀리 떨어져 있는 셈이다. 따라서, 실제로 지구에서 달과 태양을 관찰 할 때 그 시직경 (지구에서 눈으로 본 천체의 각거리로 그냥, 지구에서 본 천체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은 대략 30' 으로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므로 달이 태양을 가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그렇다면 일식은 매달 일어나야 되는 현상이 아닌가? 달의 시직경과 태양의 시직경이 일치한다면 달이 삭의 위치 ( 위 그림처럼 태양 - 달 - 지구 순으로 달이 놓이는 날짜. 즉 보름달이 뜰 때의 정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에 올 때마다 일식이 일어나야 되는 것은 아닌가? 하지만 일식은 상당히 드물게 일어난다. 1900 년 부터 2000 년 까지 단 10 번만 일어났을 뿐이다. 이 이유는 바로 황도( 태양이 지구를 공전한다고 생각 했을 때, 천구에서의 태양의 공전 궤도) 와 백도( 달의 공전 궤도) 가 아래 그림처럼 5도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Ecliptic 은 황도 이고, Moon's orbit 이 백도 이다.


  사실, 일식의 종류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여러분이 잘 알고 있듯이 일식에는 태양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 일식(Total Eclipse)' 과 태양이 달에 의해 부분적으로 가려지는 '부분 일식(Partial Eclipse)'. 그리고 달이 태양의 가운데 부분만 가려서 마치 반지 처럼 나타나는 '금환식(Annular Eclipse)' 이 있다.

금환식

부분일식

개기일식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 들이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달 때문이라 생각한다. 즉, 달이 태양을 반만 가리면 개기 일식,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 부분 일식, 달이 운좋게 태양 가운데를 통과하면 금환식.. 하지만 이는 틀린 생각이다. 이렇게 개기 일식, 부분 일식, 금환식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로 지구에서 사람들이 바라보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왼쪽 그림은 달이 태양과 거리가 멀 때, 오른쪽 그림은 달이 태양과 거리가 가까울 때를 나타난 것이다. 일단, 왼쪽그림을 살펴보면 달이 태양을 가려서 생기는 그림자 중, 진한 회색을 띄는 부분 (A) 이 본그림자(umbra)로 그 부분에 사는 사람들은 개기 일식을 볼 수 있다. 이 때, 본 그림자에서 약간 벗어난 부분은 태양 빛이 일부 들어와 그 빛이 들어오는 일부분 만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C) 는 반그림자 (penumbra) 로 이 지역에서 사는 부분은 부분 일식만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그림자에서도 가운데 진한 검은색 부분이 있고 가장 자리로 갈 수 록 약간 회색빛을 띄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가운데 검은 부분이 바로 본그림자이고 가장 자리 부분이 반그림자 이다.

  오른쪽 그림의 경우 달이 태양과 가깝기 때문에 지구에 본그림자가 생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태양빛이 가장 자리만 들어오게 되는 부분이 생기는데 이 부분이 바로 antumbra 이다. (아쉽게도 이 부분에 대한 한국어 명칭은 없다) antumbra 에 사는 사람들은 antumbra 인 부분의 넓이가 좁기 때문에 개기 일식 보다도 보기 힘든 금환식을 보게 된다.

혼성 일식. 오른쪽의 금환식과 왼쪽의 개기 일식 순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개기 일식, 금환식, 부분 일식 말고도 더 진귀한 현상이 있는데 바로 혼성 일식(Hybrid Eclipse) 이다. 앞서 달이 태양과 멀리 떨어져 있다면 개기 일식, 가까히 있다면 금환식이 보인다고 했다. 따라서, 만약 일식이 시작할 때에는 달과 태양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서 금환식이 관측되다가, 일식이 진행됨에 따라 달과 태양 사이의 거리가 멀어져서 개기 일식이 관측될 수 도 있다. 이 때 부르는 것이 '혼성 일식' 이다. 즉, 혼성 일식이 일어나면 특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개기 일식, 금환식을 모두 볼 수 있다. 하지만 일식은 매우 드물며 2000 년 동안 단 7 번이 혼성 일식 이였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2005년 5월에 이 혼성 일식이 있었다. 당시 이 혼성 일식을 볼 수 있었던 지역은 태평양 한 가운데였고 그 부분도 10km 미만이였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배를 빌려서 혼성 일식을 관측 할 수 있었다.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바라본 지구 위의 그림자


  개기 일식 또한 매우 드문 현상 이기는 하지만 지구상의 특정한 부분에서는 평균적으로 18개월에 한 번씩 관측된다고 한다. 물론 전체적으로 지구상에 특정한 부분에서 개기 일식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370년이 걸린다고 하니 드문 현상임은 틀림없다.

 

  지구가 자전함에 따라 본그림자는 1700km/h 로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한 지역에서의 개기 일식의 최대 지속 시간은 최대 7분 31 초를 넘지 못하며 대부분 이보다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다. 1천년 동안 오직 10 건의 개기 일식 만이 7분 이상 지속되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것으로는 1973년 6월 30일에 일어났던 것으로 7 분 3 초 동안 지속됬다.

  물론 7분의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면 본그림자의 방향을 따라 이동하면 된다 (물론 시속 1700km 로) . 몇몇 사람들은 콩코드 비행기를 타고 본그림자의 이동 방향을 따라 이동해서 개기 일식을 무려 74분 동안 관측할 수 있었다. 기원전 2000년 부터 기원후 8000년 까지 일어날 개기 일식들을 계산해 볼 때 가장 길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개기 일식은 2150년 6월 25일에 일어날 개기 일식으로 지속시간이 무려 7분 29초에 달한다. 이번에 일어나는 개기 일식의 경우 지속 시간이 6분 39초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조수 가속(tidal acceleration) 효과 때문에 지구와 달과의 거리가 1 년에 3.8cm 씩 멀어지게 된다. 따라서, 600만년 후에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무려 23,500 km 나 늘어나게 되어 이 정도 거리에서는 설사 달이 근지점 (달과 지구의 거리가 최소가 되는 지점) 에 놓였고 지구가 태양과 원일점 (지구와 태양이 가장 멀어지는 지점) 에 놓였다고 해도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릴 수 없게 된다. 결국 더이상 개기 일식을 관측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태양의 크기도 지속적으로 팽창하는 상태 이므로 우리가 개기 일식을 더이상 관측할 수 없는 시기는 600 만년 보다는 살짝 짧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6백 만년은 너무나 먼 시간이다. 오히려 '우리가 그 때 까지 생존할 수 있을까?' 가 더 중요한 문제 일 지도 모른다.

  개기 일식은 단지 관찰 대상으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개기 일식을 관측함으로써 태양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태양의 광구는 태양의 외부 대기층인 코로나의 비해 휠씬 밝아서 코로나를 관측 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개기 일식 현상이 일어나게 되면 태양의 코로나가 뚜렸하게 드러나게 되는데 이 글 맨 위에 사진에도 잘 드러나 있다.

당시 별빛을 촬영했던 사진


  뿐만 아니라 1919 년에 일어났던 개기 일식을 통한 역사적인 실험이 있었다. 몇몇의 천문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과연 정말로 별빛이 태양 중력에 의해 휘어지는지 측정하였다. 그들이 행했던 실험은 평소 상태에서 두 별의 별빛이 들어오는 것을 측정하여 두 별의 거리를 계산 한 후, 이 별들이 태양 뒤를 통과할 때의 별빛이 들어오는 것을 측정하여 두 별의 거리를 계산하였을 때 계산 결과가 일치한다면 별빛이 휘어 들어오지 않는 것이고 다르다면 계산 결과가 일치 하지 않아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태양 주위로 들어오는 별빛은 태양의 빛이 너무 강하여 관측하기에 거의 불가능 하였는게 개기 일식이 일어날 때 태양 빛이 차단되므로 이 틈을 통해 희미한 별빛을 관찰 할 수 있었다. 결국 아서 에딩턴 (Arthur Eddington) 경이 수행한 결과에 따르면 두 별의 거리 차이는 아인슈타인의 이론대로 예상한 결과와 오차의 범위 안에서 일치하여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검증되게 되었다.

  오늘 (7월 22일) 에 우리나라에서 부분 일식이 관측된다. 이는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보게 되는 부분 일식인데 (이전에는 날씨가 좋지 못하여 보지 못했다) 무척이나 기대 된다. 나는 이 놀라운 천문 현상을 통해 천문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한 가지 당부하자면 절대로 맨눈으로 태양을 보면 안된다! 비록 일식 중이라도 태양 광선은 여전히 눈에 위험하니 절대로 맨눈을 보면 안된다.

참고 자료
http://en.wikipedia.org/wiki/Solar_eclipse
http://apod.nasa.gov/apod/